황혼일기
황혼일기/ 이수옥 강 건너 불 보듯 하다 이 봄도 곳 가버리겠네 꽃구름으로 피었던 살구꽃 벚꽃 진자리 청춘 자랑이라도 하듯 가지마다 꽃비 바람결 따라 날리네 이 아름다운 봄날도 곳 가겠지 그리고 장마철 뜨거운 여름 내 몸의 열도 어쩌지 못해 손꼽아 기다릴 가을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인가 아무것도 못하는 지금의 괴로움도 훗날 돌아보면 그리운 시절이겠지 태양처럼 영원 할 거 같았던 남편 곁에 약봉지 쌓여갈 때 생명의 위기 넘기길 몇 번 인가 달빛같은 약한 힘이겠지만 남편 건강 챙겨 오래오래 함께 살리라 다짐 했다 부석한 얼굴부기 어느 사이 없어지고 고혈압,신부전증도 지나가고 페암2기 방사선치료 완치(完治) 오뚜기처럼 일어서는 남편 사랑하고 잉태하고 씨앗 남기고 당당하게 돌아서는 꽃비처럼 아름다운 이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