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바람에 은발 날리며
산이건 들이건 철로변이건
척박한 환경도 마다않는 착한 꽃
꽃 중에 지는 꽃이
아름다운 건 억새꽃이 으뜸이다
은빛 억새꽃 닮아가는 나
언제부터인가
머리에 서리꽃 피기시작
서걱거리는 거칠어진 손가락마디
얼굴엔 잔주름 늘어가도 밉지 않는 건
거친 삶도 마다않고 일어선
오늘의 당당함 은빛 억새꽃 닮아서이다
하루해 마감하는 석양의 고독한 아름다움 이듯
은발이 더 아름다운 억새의 황혼이듯 나도
그런 황혼이 아름다운 삶이고 싶다